1.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정의당 대전시당 유성구위원회 위원장 신민기입니다. 재작년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 당시 R&D 예산 복원 1인 시위를 하다가 이른바 '입틀막 사건'을 겪었던 졸업생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대전 유성구 '다' 선거구(신성동, 노은 2·3동) 구의원 예비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2. 선거운동 하시느라 지역구를 많이 돌아다니실 텐데요. 지역구 내 맛집을 알려주신다면요?
동마다 하나씩 말씀드리는 게 공평할 것 같네요. (웃음) 신성동에는 아주 유명한 평양냉면집인 '숯골원냉면'이 있고요. 반석동에는 제가 학생 때부터 자주 찾던 '르쇼콜라데디유'라는 초콜릿 가게가 있는데요. SNS에서도 유명하고 정말 맛있어요. 선물용 초콜릿을 사기에도 좋아요. 지족동에는 '피제리아다알리'라는 나폴리 피자집이 있어요. 가격은 좀 있지만 먹을 때마다 너무 맛있었어요.
3. 감사합니다. 다음에 한 번 가보는 것으로 할게요. 그렇다면 정치인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결정적 계기가 있나요?
사실 결심한 지는 얼마 안 됐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대선에서 권영국 후보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던 경험입니다. 물론 그 전에도 저는 진보정당의 당원이자 당직자로서 활동을 해왔는데요. 직접 선거에 나서서 우리가 바꾸고 싶은 세상이 뭔지, 우리가 생각하는 좀 더 나은 사회는 어떤 모습인지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소중한 거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당시 유일한 진보정당, 유일한 진보 대통령 후보로 완주를 했던 게 의미가 컸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도 선거를 통해서 직접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를 하고 싶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정치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결심하게 됐습니다.
4. 그러면 혹시 다른 정당에서 입당 제의나 출마 권유는 없었나요?
제의는 없었지만 오해하시는 분들은 많았어요. 더불어민주당 지지 발언을 해달라는 연락도 받았고요. 하지만 저는 기득권 양당에서는 낼 수 없는 목소리, 예를 들면 성소수자의 목소리 등이 있잖아요. 그리고 정말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라거나 평등한 사회 같은 얘기들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에게 정말로 중요한 얘기들을 하려면, 꼭 정의당에서 출마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5. 이번에 예비후보 등록하면서 '입틀막 사건 당사자'를 경력에 적으셨더라고요. 선거운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쓸 때부터 고민이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왜냐면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들을 사실 하지 못하게 됐던 사건이잖아요. 그런데 그걸 경력에 쓰면, 마치 그 사건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건은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고, 다른 분들이 저를 ‘정치적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과학기술인’이라고 인식하게 된 계기라고 생각해서 경력으로 한 줄 넣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먼저 말하지 않아도 알아보는 분들이 계셔서 놀랐어요. 명함 나눠드리면 그냥 가시다가, 명함 보고 다시 오셔서 그 분이었냐 하신 분도 계시고요. 특히 신성동에는 연구 단지가 있어서, 그 사건의 영향을 직접 받으셨거나 심정적으로 공감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만나면 반가워해주시고요.
6. 구의원으로 출마하셨잖아요. 특별히 시의원이 아니라 ‘구의원’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제가 정치를 본격적으로 겪어본 게 오래된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거창한 자리보다는, 정말 주민 한 분 한 분을 직접 만나서 설득하는 과정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고 싶었어요.
우리 삶에 진짜 체감되고 효용성이 느껴지는 진보 정치를 하려면, 가장 가까운 기초 단위에서부터 정책을 바꿔보는 경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정말 내 삶이 바뀌네?’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7. 그러면 기초의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셨을 텐데요. 민기님은 기초의회, 기초의원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단순히 '주민을 대변하겠다'는 말만으로는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주민자치회나 다양한 위원회 등 주민 분들의 목소리가 직접 전달될 통로가 많거든요.
하지만 '기초의원'이라는 존재는 사람들이 지지하는 어떤 '가치'를 정당이라는 틀을 통해서 실제 '현실'로 만들어내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냥 민원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주민 분들의 공감을 얻어내고, 그걸 협의해서 정책이나 조례라는 결과물로 뽑아내는 것. 그게 바로 기초의원이 해야 할 진짜 역할이고, 정치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합니다.
8. 자치구는 기초 단위니까 광역보다는 실생활과 연계가 더 많이 될 수밖에 없잖아요. 그렇다면 민기님이 출마하신 지역구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가장 크게 보고 있는 현안은 아무래도 '신계룡-북천안 송전선로 건설 계획'이고요. 작년부터 한전에서 이 사업을 추진해서 경과 대역으로 유성구가 선정이 됐고, 3월 3일이면 정확한 경과지 후보를 선출할 텐데요. (*인터뷰는 2월 26일에 진행되었다.)
이 사업은 유성구 주민 분들이 거의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1년 정도 추진됐어요. 그리고 유성구가 포함되었는 게 확정되고 나서야 공론화가 되었고요. 이렇게 주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이 구청이나 구의회, 대전시까지도 이것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추진됐다는 것. 그것부터가 저는 지역구의 당면한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 사업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라고 하는 수도권의 반도체 산업단지로 전력을 보내기 위해 진행되는 건데요. 이 과정에서 대전시가, 그리고 유성구가 어떻게 보면 희생양 역할을 하면서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하는 입장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건 결국 지역 불평등이 더 커지는 방향으로 가게 되는 거죠. 이런 점을 봤을 때 저는 이 사업을 막아내는 것 자체가 작게 보면 주민자치 그리고 민주주의의 문제이기도 하고, 크게 보면 결국 지역 불평등을 해소하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이 사안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10. 그렇다면 의회 입성 후 가장 먼저 제정, 혹은 개정하고 싶은 신민기 만의 제1호 조례는 무엇인가요?
저는 '생활동반자 조례'를 꼭 하고 싶어요. 1인 가구나 동성 커플, 혹은 다른 다양한 가족 형태가 많잖아요. 제 지역구 내에서도 그럴 거고요. 그래서 그 분들이 구에서 지원하는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법적 지위를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이 조례가 만들어진다면, 내가 혼자서는 제대로 보호받을 수 없을 상황에서 생활동반자를 구청에 등록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이 사람이 나의 생활동반자이기 때문에 병원에 갈 때나 행정 서비스를 받을 때, 혹은 다른 것들이 필요할 때 생활동반자라는 지위를 활용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물론 아직 법이 제정된 건 아니라 법적으로는 아닐 지라도, 구에서 할 수 있는 지원을 통해 좀 더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면 제일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분들은 아무래도 결혼이라는 제도로 엮이기 힘든 동성 커플이 있을 거고요. 아니면 다양한 가족 형태 중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1인 가구도 계실 수 있고요. 이런 다양한 분들이 좀더 우리 사회에서 ‘내가 이렇게 돌봄을 받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실제로 일본 도쿄에서는 이걸 법으로 한 건 아니지만 지방의 조례로 제정을 해서 시에서 ‘A는 B의 생활동반자입니다’라는 걸 확인시켜주도록 제도를 정착시킨 사례가 있거든요. 그런 사례를 좀 참고해봤습니다. 이게 작은 조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결국 한 조례가 돌봄에서부터 실제로 사람들의 평등까지 나아갈 수 있으려면 어떤 게 좋을까 생각했던 결과라, ‘생활동반자 조례’를 꼭 추진하고 싶습니다.
11. 전산학부를 전공하셨어요. 전공과 의정활동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소위 '이공계 원툴' 정치를 하고 싶진 않고요. 다만 정부에서 AI 산업을 강조하고 있고, 그 연장선 상에서 반도체 산업 등도 계속 성장시키려고 하고 있는데요. 주민 분들이 개인정보 유출 등 두려움이나 걱정도 가지고 계시거든요. 이런 것들에 대해 제가 그래도 전공자니까 전체적인 그림을 가지고 있긴 해요. 그래서 앞으로 우리나라가 AI 기술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면서 생길 수 있는 우리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