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모 : 안녕하세요. 띠모크라시 구독자 분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정은별 : 안녕하세요. 저는 토닥토닥에서 일하고 있는 정은별이라고 합니다. 장애 어린이 가족 지원 등 활동을 하고 있고요. 이번에 대전에 과밀학교 해결을 위한 시민대책위가 만들어졌는데요. 여기서 간사를 맡아 함께 활동하고 있어요.
띠모 : 구독자 분들은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과밀학교 시민대책위,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정은별 : 정식 명칭은 과밀특수학교(급)해결 시민대책위원회고요. 대전 지역에 특수학교와 학급들이 과밀 빈도가 굉장히 높아요. 학교나 학급 수에 비해 학생들이 많은 거죠. 과밀 학급에 시작해서 과대 학교가 돼요. 비장애인 어린이들 다니는 일반 학교 내 특수학급도 과밀이 진짜 높거든요. 이걸 해소하지 못하고 계속 과밀 상태로 가면 아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가 어렵죠.
사실 그게 좀 더 나아가서는 입학 결정에도 영향을 미쳐요. 어떤 말이냐면, 아이들이 서구에 사는데 서구에 있는 학교를 못 가고요. 대덕구나 유성으로 가는 문제가 발생해요. 그래서 그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대책위가 만들어졌습니다.
띠모 : 구체적으로 특수 학교(급)에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요?
정은별 : 일단 장애 어린이들은 비장애 어린이들처럼 선생님 한 명에 학생 15~16명 이렇게 교육을 진행하기가 좀 어렵거든요. 왜냐하면 각각 장애 정도도 다르고 장애 유형도 다르기 때문이에요. 사실상 1:1 매칭이 되어야 하는 부분인데, 그게 실제론 어려운 거죠. 한 학급에 선생님 1명에 최대 정원은 6명이에요. 이제 학생들이 3명이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특수교육 실무원이 들어와요. 그렇게 맞춤형 교육이 되는데, 감당할 수 있는 숫자를 넘어버리면 그런 맞춤형 교육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요. 지금 말하는 과밀 상태 같은 경우는 그런 수준을 넘어선 거예요. 그래서 현재 가온학교 같은 경우는 교실이 없어요. 남는 교실이 없어서 특수활동이나 직업 활동을 하는 그런 공간까지 다 교실로 전환을 해야 이용 가능하고요.
그러다보면 직업 교육 같은 활동에도 브레이크가 걸려요. 그리고 다른 특수학교 같은 경우에는 교무실조차도 교실로 전환해서 쓰기도 해요. 그러면 교무실도 없는 거예요. 이렇게 물리적 공간도 줄어들게 되고요. 체육수업도 문제가 발생해요. 강당에서 체육 수업을 여러 학급이 한 번에 하는 경우가 있고요. 이런 식으로 제대로 된 교육이 어려워지고, 물리적 공간의 한계가 드러나요. 비장애인이라도 과밀 상태가 생겨나면 사고 등 위급 상황의 발생율이 올라가잖아요. 근데 장애 어린이의 경우는 위급 상황 발생율이 더 높은 거죠.
*가원학교는 2012년 34학급 208명으로 인가받았지만, 2022년 49학급 318명이다.
띠모 : 교사 노동 강도가 세지는 문제도 발생하겠는데요.
정은별 : 맞아요. 선생님들이 항상 긴장 상태에서 근무를 하게 되죠. 그리고 지금은 비장애인 어린이를 가르치는 교사들도 마찬가지지만, 행정 실무가 많아지기도 했고요. 선생님들 휴식 공간도 없어요.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특수교육 실무원 등 실제로 같이 일하시는 특수교육 전체 종사자들의 휴식 보장 노동 보장도 조금 어려워지죠. 전반적으로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거예요.
통학에도 문제가 생겨요. A학교에 과밀이 생겨서 B학교, C학교를 가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요. A학교가 있는 거주지에 살고 있는 친구들은 B학교, C학교까지 가는 통학 시간을 감당해야 되는데. 그 통학시간으로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높죠. 그리고 버스엔 여러 명의 아이들이 타게 되잖아요. 그러면 내리는 것도 그냥 내리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 다 지켜보고 손이 가야 하는 학생들인 거예요. 그럼 도착해서도 버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러다보면 수업 시간도 늦어지고・・・ 이런 문제가 차곡차곡 쌓이는 거예요. 결론적으로 아이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기가 어려워지게 되고요.
띠모 : 이렇게 되면 특수학교에서 신입생 등을 점점 받기 어려워질 것 같은데요?
정은별 : 그 문제도 발생하고 있죠. 지금 2025학년도 입학 신청을 받았거든요. 조금 다른 문제일 순 있지만, 같은 맥락이긴 해요. 과밀이어서 더 이상 신입생을 받기 어려운 학교들이 있어요. 그러니까 초등학교 졸업생이 6명이면, 중학교 입학도 6명으로 공고가 나요. 이게 무슨 문제가 있냐면, 일반 학교 특수학급을 다니다가 아이들이 크면서 특수학교에 가는 게 아이한테 조금 더 적절한 교육이 행해질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하시는 부모님들도 있어요. 그럼 특수학교를 가야 되는데, 초등학교 졸업생 6명인 학교에서 중학교 입학도 6명만 가능한 공고가 나는 거예요. 그러면 다른 학교에서 특수학교 중학교로는 입학하기 어려워지는 거죠. 이처럼 장애 어린이들의 선택지가 많이 부족해요.
*보통 특수학교는 한 학교에 유치원, 초・중・고등학교가 전부 있다.
띠모 :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은별 : 우선 대전시 교육청 이야기를 해야될 것 같은데요. 교육청이 어렵다고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예산이에요. 근데 저희 입장에서는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예산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어요. 특히 교육감 같은 경우는 이번 임기가 마지막이잖아요. 3선을 하셨으니까. 그리고 교육청 내부의 주무부서마다 받아들이는 감도가 다른 것 같아요. 저희가 진행하는 토론회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부서가 있는 반면, 다른 부서에서는 관심이 많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게 많이 아쉽죠.
띠모 : 대책위에서는 토론회도 하고 기자회견도 하고 있는데. 이후 교육청의 입장 등은 있나요? 하다 못해 향후 특수학교가 필요하다면, 이후 학생이 얼마나 늘어날지 예상이라도 해야될 텐데요.
정은별 : 지금까지는 없었고요. 앞으로도 기대하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2026년도 특수학교 설립, 신규 특수학교 설립이 교육감의 당시 선거 공약이었을 거예요. 근데 그걸 다시 2028년도로 미뤘어요. 2028년은 지방선거(2026년) 이후라 새로운 교육감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죠.
그리고 교육청 내에 '특수교육기관 설립 준비위원회'가 있어요. 그런데 운영을 하지 않아요. 위원회라도 열어서 논의를 하면 좋을 텐데, 교육청 측에서는 부지 확보도 되지 않은 상태라는 답변만 주고, 별다른 이야기는 없네요.
띠모 :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청의 모습을 보고 싶어지네요. 마지막으로 띠모크라시 구독자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정은별 : 장애가 있든 없든 그 나이대라면 다 의무 교육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이잖아요. 비장애인들과 같이 수업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특수학교가 존재하는 거고요. 특수학교에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 거지, 아예 없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장애 어린이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시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이 사안이 여러 매체에 등장했는데, 충격적인 반응이 있었어요. 그런 식의 반응이 적어지려면, 사람들이 관심도 많이 가져야 해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애 어린이들은 3시간 걸려서 학교에 다녀야 해요. 장애 어린이들이 학교 가는 길부터 소외받지 않게, 여러분도 함께 해주시면 좋겠어요.
오늘은 대전 특수학교(급) 과밀문제로 인터뷰를 준비해왔는데요. 사실 오늘 인터뷰에 담지 못한 내용들도 많아요. 비장애인 학생들과 같이 받는 통합교육 등 논의도 계속되고 있어요. "차별과 소외 받지 않는 교육"이 헛된 구호가 되지 않게, 다양한 의견을 받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 좋겠어요. 지켜볼 게 많지만, 그래도 지치지 말고 띠모와 함께 해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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